나들가게-벼랑 끝 몰린 중소상공인 골목상권 돌파구 찾다

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19-10-02

조회수537

작은 변화로 매출 오르고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


# ‘나들가게’ 사례 - 의왕마트



“지갑을 안 가져왔지 뭐야. 돈은 조금 있다 갖다 줄게.”
한 사람이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2개를 꺼내들고 이렇게 말하자 주인은 웃으면서 “그렇게 하세요”라고 쿨(?)하게 답한다. 현대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일반 대형 마트, 편의점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 정도화 씨가 운영하는 ‘의왕마트’에서는 흔한 풍경이다.

“매일 얼굴 보며 사는 사람들끼리 너무 빡빡하게 지낼 것 없잖아요. 우리 가게의 담보는 바로 ‘정’인 셈이죠.”
초록색과 주황색이 어우러진 간판이 눈에 띄는 의왕시 오전동 846-10번지에 위치한 의왕마트는 큰 도로와 가까운 곳에 있지만, 골목에 들어서야만 보이는 아주 작은 마트다. 이곳은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드나드는 손님은 물론 인테리어도 지긋한 13년차 동네 슈퍼였다.

그동안 몸단장 한 번 하지 않고 꿋꿋이 주변 대형 마트와 맞서 오던 의왕마트지만 우후죽순 생겨난 대형 마트에 밀려 매출이 급락했다. 눈에 띄는 매출 하락으로 업종 변경까지 고려했던 정도화·박진양 씨 부부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겠다는 심정으로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바로 중소기업청의 ‘나들가게 지원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신문을 보다 나들가게 사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됐어요. 이거다 싶어 시도해 보려 하는데, 저희 동네에 또 대형 마트가 들어선다는 거예요. 정들었던 터전이지만 포기하고 작은 분식집을 운영해 보려고 했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도하게 됐어요.”
삶의 터전을 보호하려는 정 씨의 시도에 따른 효과는 놀라웠다. 간단한 내부 수리와 진열대 재배치, 물품 정리 등을 진행했을 뿐인데 가게는 훨씬 깔끔해졌고 진열한 물품도 늘었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하루 50만~6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던 매출이 지금은 200~300% 가량 올랐어요.”
달라진 건 매출만이 아니다. 밝아진 마트 분위기만큼 정도화 씨 부부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래서일까? 이곳에 온 손님들은 물건만 사고 그냥 돌아가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놓고 간다.

“지금처럼 항상 손님들이 저희 가게에 오셔서 신선한 물건도 구입하시고, 이야기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이처럼 의왕마트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중소 상공인 고민 해결하는 ‘나들가게’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맞선 정 씨처럼 최근 중소기업청이 골목슈퍼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지원하는 ‘나들가게’가 대형 할인점, SSM과 싸우고 있는 많은 중소 상공인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나들가게’는 지역마다 대형 할인점과 SSM이 확장되면서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는 동네 슈퍼(소매점포), 중소 상공인들을 살리기 위해 점포 리모델링과 간판 교체, 제품 구입 부족자금 등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

요즘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동네 슈퍼 간판에서 ‘나들가게’라는 단어를 많이 발견하곤 한다. 나들가게란 ‘정이 있어 내 집 같이 드나드는, 나들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으로, 이웃처럼 친근감이 있는 동네 슈퍼마켓을 표현해 만든 이름이다.

‘나들가게’는 지난 2009년 12월 ‘스마트숍’에서 한글 명칭 ‘나들가게’로 변경해 2010년 5월 나들가게 11개 지역 1호점 개점, 11월 2천 개 점포를 돌파했다.

그리고 올해 3월 OK캐쉬백 협약, 5월 로젠택배 협약, 7월 앤페이백 협약 등 2013년까지 1만 개 점포 개점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

앤페이백 서비스는 나들가게 고객이 앤페이백 제휴상품을 구매 후 영수증에 표시된 응모번호를 문자로 전송하면 현금 적립 후 소정의 절차를 거쳐 고객에게 환급해 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나들가게 소비자들은 OK캐쉬백 적립과 앤페이백 서비스를 통해 상품 구매 시 현금을 적립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들가게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간도매상들의 가격거품을 빼고 소상공인들이 직거래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게 도와줄 통합물류센터의 건립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중소기업청은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20여 개의 나들가게 통합물류센터 건립계획을 수립했다.
# ‘나들가게’ 신청 방법
매장면적 300㎡ 이하의 소매점포로 슈퍼마켓과 같은 음식료품 위주의 종합소매업이면 누구나 ‘나들가게’ 지원신청서를 작성해 인터넷이나 가까운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우편, 팩스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접수가 이뤄지면 신청한 점포들을 대상으로 현장평가를 실시한다. 신청인의 혁신의지, 경쟁력, 업체 현황, 신용수준 등의 평가가 이뤄지며 평가가 끝나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위원회를 통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선정된 대상자는 보증서 발급 및 대출이 가능하게 되며, 점포 종합적인 지도를 위한 협약이 체결되고 나들가게의 다양한 혜택들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후에도 경영지도 등 지속적인 지원이 계속된다.
# ‘나들가게’가 받는 혜택
첫째, 육성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설현대화 등 경영혁신에 필요한 자금을 최고 1억 원 이내의 4.5%(10년 기준)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둘째, 브랜드 인식 개선을 위한 간판 교체비용이 지원된다. 점포당 최대 220만 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셋째, 점보의 (재)개점에 필요한 비용이 지원, 점포의 변화를 위해 시행하는 상품 진열·재배치 등에 드는 비용을 점포당 120만 원 이내로 지원한다.

넷째, POS 등의 정보시스템 구축이 지원되며, 이 시스템의 구축으로 나들가게의 다양한 정보를 메인 컴퓨터에 종합해 유용하게 사용된다.




 # POS 시스템(Point Of sales System)이란.
유통업체 매장에서 판매와 동시에 품목·가격·수량 등 유통 정보를 입력해 컴퓨터를 이용, 각종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이다.
판매정보 입력을 쉽게 하기 위해 상품 포장지에 고유 마크(바코드)를 인쇄하거나 부착시켜 판독기(스캐너)를 통과하면 해당 상품의 각종 정보가 자동적으로 메인컴퓨터에 들어가게 되는 시스템이다.
유통업체는 이 정보를 활용해 수시로 매출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잘 팔리는 상품의 진열을 확대하는 등 상품 관리·업무자동화를 추진하게 되면 점포 종합지도가 이뤄진다.

이처럼 상권 분석, 점포·상품 기획, 점포 설계 및 시행관리, 종합 점검 등 전문적인 경영 지원이 이뤄지고 개점 후 경영지도가 5개월 동안 진행된다.

또 우수 점포에 대한 견학이나 현장교육을 통해 경영혁신을 할 수 있는 여러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 

기호일보, KIHOILBO

출처 : 기호일보(http://ww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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